내 치아 중 사연 많은 치아가 있는데, 젊은 나이임에도 임플란트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에서 치과 견적을 받아보면 '한국행 비행기 티켓+한국 치과 치료비'가 더 싼 경우가 잦지만, 난 그럴 수 없으니 그냥 여기서 하기로 한다. 미국에서 무탈하게 병원 다닐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내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한 뒤에 부러져버린 어금니를 뽑아야 했다. 무엇보다 Sinus(부비강)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고, 부러진 치아를 방치하면 여러 중대 질병들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치료받고 올 수 있었는데, 내 신경과 담당 교수님이 (내 치아 상태는 잘 모르시는 상태로) 가능한 불필요한 수술은 피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마음을 접었었다. (그래서 라섹도 마음을 접었다.)
이제 몸 상태도 꽤 많이 좋아졌고, 약도 조금 줄였고, 우리의 다음 인생 계획도 수립해야 하니 내 치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뭐 이렇게 비장하고 거창한가 싶지만, 일단 치과 치료는 왠지 즐겁지 않고 (하하), 질병을 가지고 있는 나는 치료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 치료를 미루고 망설였던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비싼 치료비.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그래서 이곳의 내 신경과 담당 교수님께 사정을 얘기했는데, 부러진 치아를 통한 감염으로 내 상태가 안 좋아지는 가능성을 남겨두느니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항생제나 마취제 등 약물만 조심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드디어 발치. 발치는 내가 가지고 있는 Delta Dental 보험이 적용 돼서 26.8불이 나왔다. 한국 돈으로 현재 환율 적용해서 대략 3만 5천 원 정도. 와우. 환산하니 감이 오네. 이제 이 정도의 병원비에 익숙해져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참고로 지난번 정기 검진 때 발견한 작은 충치는 레진으로 때웠는데 보험 적용 가격으로 20불(2만 6천 원)이 나왔었다.
엑스레이 상으로는 뼈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뼈가 조금 남아 있어 3개월 정도 뼈가 자라는 것을 기다려보자고 하셨다. 헝. 이것도 감사한 일이다. 이제 뼈가 자라기까지 잘 먹고 잘 자라길 바라며 기다리면 된다. 음식물이 혹시나 발치한 곳에 낄 수도 있지만, 잇몸 안쪽부터 아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flipper에 대해서도 알려 주셨는데, 한국 치과에서는 뭐라 부르나 보니 역시 그냥 똑같이 플리퍼다. 이를 뽑은 공간이 비면 미관상 안 좋으니 그걸 맞춰 끼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부분 틀니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그 금액이 700불(92만 원). 이 보조 장치는 만에 하나 임플란트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쓰며, 대체 치아로서의 씹는 기능은 매우 약하다고 했다. 내가 발치로 인한 빈 공간이 생겨 치열이 틀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물어보니 그제야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하신다. 하하하하. 뭐얌. 공부하셔야죠! 내가 이 치과 다닌지도 나름 꽤 됐는데, 내 질병에 대해서도 여전히 별 공부 안 하시는 것 같고. 조금 답답한 부분.
아무튼. 난 안 하기로 한다. 어금니라서 미관을 신경 쓸 것도 없고, 밤에 나이트가드를 끼고 자니 그 틀이 잡혀 있어 치열이 틀어질 우려는 조금 덜어도 될 것 같아서.
드디어. 그래서 견적이 얼마인고 하니, 만약 뼈 이식까지 하면 대략 3500불(460만 원) 정도라고 했었다. 요즘 임플란트는 3차원 구조로 치아 두께까지 확인해서 심기 때문에 CT도 찍어야 해서, 그 비용 포함이다. 한화로 계산하니 또 실감 난다. 아하하하하하하. 너무 비싸. 한국 가야 하는 걸까? 하하하하하.
사진 찍은 것이 없으니, 발치 후 주의 사항 안내문이라도 올려보기로 하자. 다음 임플란트 체험(?)은 3개월 뒤에 쓰기로 한다. 내 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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