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둘 다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래도 이 날이 좋은 건 내가 케이크를 만들 명분이 확실하고, 한 번 더 서로에게 감사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카드도 써 주고(우리 둘만의 전통이라고 해야 할까, 특별한 날에는 항상 카드를 쓴다.), 괜히 나들이도 한 번 가고, 평소에는 잘 안 사 먹던 것도 사 먹으니 안 챙기면 서운한 날이다. 써 놓고 보니 의미만 안 둘 뿐 할 거 다 하네. 아. 대단한 선물을 서로 바라지 않는다. 나는 그래도 평소에 견물생심으로 사고 싶은 것들이 종종 생기는데, 남편은 물욕이 거의 없다. 책임감이 물욕을 이기는 스타일.
아무튼. 그런 사랑스러운 남편을 위해, 내 베이킹 욕구를 채우며, 그럼에도 귀찮기는 한 피곤한 몸을 데리고 케이크를 만들어 봤다. 가능한 간단하게. 남편 입맛이 너무너무 클래식이라서, 후르츠 칵테일로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마침 코스트코에서 상온 과일컵을 팔길래 사봤다.
제누아즈는 누구 레시피로 만들어볼까나 하다가, 자도르님 레시피를 골랐다. 왜인지 모름. 경험상 이분은 꽤나 sweet tooth라서 내 입맛에 맞추려면 레시피에서 항상 설탕 양을 줄여야 한다. 나는 보통 이분 레시피 설탕 정량의 80프로 이하로 만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PPUppGUEg&t=320s
만들어 먹어보니 역시나 설탕을 줄이길 잘 했다. 80프로로 줄였는데도 내 입맛에는 좀 달다. 혹시 자도르님 레시피로 베이킹을 해보려 하는, 그렇지만 너무 단 것은 안 좋아하는 분이라면 80프로 정도로 줄이는 것은 해볼 만한 것 같다.
저 위에 있는 링크의 자도르님 레시피로 6인치 팬에 제누아즈를 구우면 높이가 꽤 높게 나온다. 나는 1cm 두께로 잘랐는데, 뚜껑(?)하고 바닥 부분 제거하고 총 6장이 나왔다. 다음엔 1.5cm로 잘라야 할 듯. 시트는 좀 달았지만 과일이 안 달고 크림이 단 맛이 적당해서 용케 밸런스를 맞췄다.
국수가닥? 아니면 빙수? 같은 케이크 디자인은 어디서 본 거 따라해 본 것. 남편은 징그럽단다. 허허허허. 이렇게 심약해서야. 양가 부모님께 사진 보내드렸더니 다 예쁘다 하셨기에, 그냥 예쁜 걸로 합시다.
이렇게 남편 생일 마무리. 내 생일도 며칠 뒤에 있는데, 내 케이크도 내가 만들 예정.
그때 또 베이킹 후기 남기러 다시 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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