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일상

남편 생일 축하를 위한 "복숭아 생크림 케이크"

웃만이:) 2024. 3. 2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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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생일 축하해!

 

우리 부부는 둘 다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래도 이 날이 좋은 건 내가 케이크를 만들 명분이 확실하고, 한 번 더 서로에게 감사한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카드도 써 주고(우리 둘만의 전통이라고 해야 할까, 특별한 날에는 항상 카드를 쓴다.), 괜히 나들이도 한 번 가고, 평소에는 잘 안 사 먹던 것도 사 먹으니 안 챙기면 서운한 날이다. 써 놓고 보니 의미만 안 둘 뿐 할 거 다 하네. 아. 대단한 선물을 서로 바라지 않는다. 나는 그래도 평소에 견물생심으로 사고 싶은 것들이 종종 생기는데, 남편은 물욕이 거의 없다. 책임감이 물욕을 이기는 스타일. 

 

아무튼. 그런 사랑스러운 남편을 위해, 내 베이킹 욕구를 채우며, 그럼에도 귀찮기는 한 피곤한 몸을 데리고 케이크를 만들어 봤다. 가능한 간단하게. 남편 입맛이 너무너무 클래식이라서, 후르츠 칵테일로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마침 코스트코에서 상온 과일컵을 팔길래 사봤다. 

매우 편리하게 포장 돼 있고, 심지어 전혀 달지 않다. (응?) 게다가 상온 보관. 너무 좋구만. 

 

제누아즈는 누구 레시피로 만들어볼까나 하다가, 자도르님 레시피를 골랐다. 왜인지 모름. 경험상 이분은 꽤나 sweet tooth라서 내 입맛에 맞추려면 레시피에서 항상 설탕 양을 줄여야 한다. 나는 보통 이분 레시피 설탕 정량의 80프로 이하로 만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PPUppGUEg&t=320s

 

만들어 먹어보니 역시나 설탕을 줄이길 잘 했다. 80프로로 줄였는데도 내 입맛에는 좀 달다. 혹시 자도르님 레시피로 베이킹을 해보려 하는, 그렇지만 너무 단 것은 안 좋아하는 분이라면 80프로 정도로 줄이는 것은 해볼 만한 것 같다.

케이크 단면. 크림을 아낌없이 넣었다. 과일은 좀 아낀 듯. 더 넣을 걸 그랬다.

 

저 위에 있는 링크의 자도르님 레시피로 6인치 팬에 제누아즈를 구우면 높이가 꽤 높게 나온다. 나는 1cm 두께로 잘랐는데, 뚜껑(?)하고 바닥 부분 제거하고 총 6장이 나왔다. 다음엔 1.5cm로 잘라야 할 듯. 시트는 좀 달았지만 과일이 안 달고 크림이 단 맛이 적당해서 용케 밸런스를 맞췄다.

 

국수가닥? 아니면 빙수? 같은 케이크 디자인은 어디서 본 거 따라해 본 것. 남편은 징그럽단다. 허허허허. 이렇게 심약해서야. 양가 부모님께 사진 보내드렸더니 다 예쁘다 하셨기에, 그냥 예쁜 걸로 합시다. 

 

이렇게 남편 생일 마무리. 내 생일도 며칠 뒤에 있는데, 내 케이크도 내가 만들 예정.

그때 또 베이킹 후기 남기러 다시 와야지 :)